내가 평일 미사에 가는 이유는 예수님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수님이 사제를 통해서 내게 하시는 말씀을 알아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기억나는 일 두가지...
매일 미사, 영성체를 하고 싶은데, 몸과 마음이 따로 놀아 일주일에 평일미사를 두번씩밖에 못 드렸다. 그런데 매일 영성체를 하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고... 아침에 조금 더 일찍 일어나 매일 미사를 가지 못하는 내가 밉고...
마침 성령 세미나를 마친 다음이라 매일 미사를 하고 싶은 마음이 정말 굴뚝 같은 시기였다. 그 즈음 성시간이 있던날 강론 시간에 주임 신부님께서 강론을 하셨는데, 난데 없이 매일 미사에 대해서 말씀을 하셨다.
정확히 어떤 말씀을 하셨는지는 하나도 기억이 안난다.
매일 미사가 얼마나 좋은지에 대해서 말씀하셨던것 같다.
그런데 그 말씀들이 마치 예수님께서 나를 격려하시듯, 의지를 북돋아 주고자 하시는듯... 그렇게 말씀하셨고, 나는 강론을 듣는 내내 아이가 되어 예수님 무릎에 앉아 예수님이 머리를 쓰다듬으시면서 하시는 격려의 말씀을 듣는 그런 기분이었다.
내 마음이 무척이나 포근해졌고 눈물이 솟았다. 그리고 예수님과의 이런 만남을 계속 하고 싶다는 원의가 강하게 솟아 올랐다.
그 다음날부터 내가 매일 미사, 영성체를 할 수 있게 됐던걸로 기억한다.
나를 격려해 주시고 마음을 보듬어 주시는 예수님이 너무나 좋아서 갈 수 밖에 없었다고 해야 정확한 표현이 될것 같다.
요즈음도 매일 미사를 가려고 노력하는 중인데 가끔 하루 못지키기도 한다.
그래도 예수님께서 사랑으로 붙잡아 일으켜주신 마음은 잊혀지지 않을거라 믿는다.
아마도 죽는날 까지 매일 미사를 가려고 애를 쓰면서 살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 한가지 이야기는...
NIH에서는 해마다 fellow들에게 abstract를 심사하여 award를 준다. 이 상을 받으면 이력서에 한 줄 더 넣을 수 있고 좋은 경력이 되기 때문에 당연히 NIH에서 박사후 연수를 했다면 누구나 받고 싶을 상이다.
나는 abstract를 내지 못했다. 내가 하는 실험을 특허를 출원하고자 해서 서류 작업 중이기 때문에 그 서류 작업이 완결되기 전까지는 외부에 내 연구 내용을 발표를 할 수가 없다. 그래서 내가 못하는 대신 친구 좋은일 하자 마음 먹고 같은 실험실 일본넘 준지에게 권유를 했다. 준지는 그런 상이 있는지도 모르고 있었고, 내 권유를 받고도 한참을 고민을 하다가 결국에는 abstract를 냈다.
그런데 그 친구가 낸 abstract가 선정이 되어서 몇명의 fellow들이 받는 그 award를 받게 되었다. 잘됐다...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기분이 편치 않았다.
시상을 할 즈음에 내 생일날이었는데, 같은 방에 있는 러시아 아줌마 나타샤가 내 생일을 축하한다면서 케익을 가져왔다. 오후 3시에 tea party를 하자고 하면서 전체 branch에 공고 이메일을 보내 달라고 옆방 연구원 아저씨에게 부탁을 했는데, 그 아저씨가 잘못 알아듣고 "준지의 Fellowship award 수상을 축하하는 의미로 tea time을 갖는다"고 이메일을 돌려버렸다.
나타샤 아줌마는 공지를 잘못 했다고 펄펄 뛰면서 야단이었고, "준지의 수상과 은아의 생일을 축하하는 의미로 tea party를 한다"고 다시 공지 이메일을 돌렸지만, 내 맘은 이미 내가 주체할 수 없을 만큼 상해 있었다.
나는 그냥 다른 실험실에 쳐박혀서 실험만 하고 있었다.
정말 급하게 해야 하는 실험이 있기도 했지만...
진심으로 웃으면서 준지에게 축하한다고 말할 수 있을 자신이 없었고, 친한 친구에게 진심어린 축하의 말도 건네지 못할 내가 용서가 되지 않기도 했기 때문에, 오후 3시 즈음 해서 나는 그냥 내가 하던 실험에 몰두해 있기로 마음 먹었다.
그런데 그날 따라, 쉽지 않던 일이긴 했지만, 하던 실험이 마음먹은대로 되지가 않았다. 속상함이 배로 커졌다.
내가 어디 있는지 몰라서 인지 부르러 오는 사람도 없었다.
한참 후에 나타샤 아줌마가 날 찾아내서 "어디 있었니. 케익 하나도 안남았어. 왜 빨리 안왔어?" 그러길래 그냥 실험 핑계를 대다가 성의를 생각해서 어쩔 수 없이 갈 수 밖에 없었다.
그러고 나서 그날 저녁 지친 몸과 마음을 끌고 저녁 미사에 갔다. 가뜩이나 가족과 떨어져 혼자 미국에서 지내고 있는것도 고통스러운데다가, 그날은 정말 마음이 있는 대로 지쳐 있는데, 작은 신부님이 미사를 드려 주셨고 강론 중에 생일 축하 노래를 두개나 읊어 주셨다.
한 곡은 "왜 태어 났니", 다른 한곡은 "당신을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강론의 내용은 사는게 고통스러워도 우리가 하느님의 사랑을 얼마나 많이 받고 사는지를 생각해보며 용기를 얻자는 내용...
내가 그 강론을 들으면서 얼마나 울었는지는 나를 아는 사람이면 다들 짐작하실 것이다. (아마도 신부님은 내가 왜 그렇게까지 우는지 잘 모르셨을듯...)
내가 힘들 때 예수님은 팔짱 끼고 딴데 보고 계신게 아니라, 얼굴을 들이대고 살피고 계시는구나... 넘어지지 말라고, 힘이 다 빠지기 전에 붙잡아 일으켜 주시는 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여기까지 쓰고 나서 기억난 또 다른 이야기... (Rosacafe.com에 올렸던 이야기 입니다.)
NIH내 Clinical building안에는 작은 chaple이 있다. 여기서 매일 11시 15분에 미사가 있는데, 이걸 최근에야 알게 되어 한국인 성당에 저녁 미사가 없는 날은 꼭 여기서 미사를 드린다.
오늘 아침, mouse 조직 염색실험이 잘못된 것을 보스가 지적해서 알게됐다.
조직 염색을 해준 테크니션은 샘플이 잘못됐을 경우는 거의 없고 아마도 자기가 실수한것 같다고 한다. 다시 해보겠다고 한다.
실험이 잘못된 것은 내 잘못은 아니지만, 보스가 지적할 때까지 그걸 파악 못하고 있었다는게 부끄러웠다. 기분이 침체되고 유감에 빠져서 "일도 이딴식으로 하면서 미사는 참석해서 뭐 어쩌라고..." 하면서 뭉기적 거리고 있다가 미사시작을 5분 남겨놓고 후다닥 뛰어나갔다.
NIH campus가 넓어서 우리 건물에서 chaple이 있는 건물까지 가려면 두개의 건물을 가로질러 가야 한다. 신부님이 복음 말씀 읽고 계실 때 숨을 헐떡 거리며 들어갔다.
할말 없다... 하느님께 나 이렇게 멋지게 살고 있어요... 하고 싶은데 그렇지 못하니 할말이 없었다..
그런데, 나의 부족함을 누구보다도 하느님이 잘 아신다.
내가 온전치 못하니 주님이 주시는 생명의 빵을 먹고 영원히 마르지 않는 샘물을 마시며 나날이 온전해지라고 하신다.
보다 온전한 주님의 일꾼이 되기를 바라시고 보다 온전한 직장인이 되기를 바라시고, 보다 온전한 딸, 아내, 엄마가 되기를 바라시고...
또 보다 온전한 예수님의 애인이 되기를 바라신다.
'그래 나는 온전해지는 과정에 있는거야... 계속 배우고 있는거야...
그냥 나는 하느님을 사랑하는 온전치 못한 한 사람일 뿐이야...'
늦게 참석한 미사에서 영성체를 통한 은혜를 풍성하게 받았다.
미사후에 잠시 묵상를 하고 나오면서 신부님한테 hug도 받았다.
마음에 사랑과 평화가 가득 차올라 내 표정에, 발걸음에, 손짓에 흘러 넘치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내 실수를 인정하고 다시 매진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
유감에 빠져서 그냥 자리에 앉아 있었으면 하느님의 이 큰 선물을 받을 수 있었을까?
지극히 거룩하신 사랑의 원천이신 나의 하느님, 찬미와 영광 받으소서~
2009년 9월 20일 일요일
매일 평일미사에 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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