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1월 24일 금요일

혼잣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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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박사 논문을 지도해주신 advisor는 하느님을 두려워하는 지혜를 가진 분이다.
아침 출근길에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또 듣다가 선생님이 매주 금요일 저녁에는 다니시는 교회의 성가대 연습에 꼭 참석하신다는걸 알게됐다.

성가대 지휘자 왈, "금요일 연습 빠지면 일요일날 성가대 석에 서지 말라. 금요일 연습도 못가게 하는 직장 같으면 다니지도 말라"고 했다나.

이때다 싶어서 "선생님, 그럼 저도 매주 금요일날 저녁 기도회 가고 싶었는데요, 조금 일찍 나가도 될까요?" 하고 여쭤보니 당연히 OK. 금요일은 특히 차가 많이 막히니, 평소보다 한 30분 더 일찍 나가야 한다는 말씀도 하셨다. :)

누군가 나를 위해 기도하고 계셨나보다.

연구단 실사 준비를 하면서 딸아이가 자고 있는 새벽에 나와서 밤 12시-1시에 들어가느라 아마 이틀동안은 그나마 저녁나절에 잠깐이라도 보는 딸아이의 얼굴도 못보고 지나갔다.

어느날은 새벽에 집을 나오면서 이런 기도를 드렸었다.
"예수님이 저를 사랑하신다는걸 오늘은 제가 느낄 수 있게 해 주세요."

내가 할 수 있는게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좀 더 마음을 모으고 기도를 해야할 것 같다.
기도하면서 일하고 살고 사랑하는 삶을 살고프다.
[105] 2006/12/07 IP Address : 163.180.109.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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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아래 글을 보고 남편이 한마디 했다...

'뭘 두가지 이상 안한다고야...?
하나로 줄여'

수녀님께 드릴 핑계가 생겼따아... 우히히
[104] 2006/12/03 IP Address : 221.149.14.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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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미사를 끈덕지게 (비록 말씀의 전례 직전에... 또는 직후에 들어간 날도 있었지만..) 다니다가 급기야 최고참 수녀님의 낚시 바늘에 걸리고 말았다.

주일학교 보조 교사를 하라고 하신다....
직장땜에 새벽에 나가서 밤늦게 들어온다고 말씀드렸더니, 주말에만 나오면 된다고 상관 없다 그러신다.
(무엇이든 처음에는 이렇게 시작한다는거 나도 이젠 잘 안다...
겨자씨 이론: 비록 처음은 미약하나 나중에는 창대하리라...
'나 무슨소리 하고 있는 거냐... 지금...')

결론은... 수녀님께 무작정 '싫어요' '못해요' 그럴 수는 없어서 엄명에 의해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까지 적어드리고 왔기는 하지만, 지금 언제 어떤 식으로 연락이 올 지 부들부들 떨고 있다.

근데 사실은 해볼 맘도 없진 않다.
딸아이가 2학년이나 됐는데도 (내년에 첫영성체를 해야 하는데도) 주일학교에 아는 애가 없어서 안다닌다고 하니, 내가 보조교사 일을 하면 당연히 우리 동글이가 주일학교를 나가지 않을까? ㅋㅋㅋ
(미국에서 동글이 학교 다닐때, 내가 volunteer helper로 가는 날은 우리 동글이가 무지무지 좋아했었다.)

2가지 이상 안하려고 하는데...
성령기도회랑 성경공부만 할라구 하는데...

이젠 좀 조용히 살아볼라 그랬는데...
[103] 2006/12/03 IP Address : 221.149.14.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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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혼자 운전해서 Ohio까지 가던날...
새벽 4시쯤 출발해서 Pennsylvania 산골을 지나갈 때 먼동이 트면서 주위가 밝아질 즈음... 그 광경에 감격스러워서 운전하면서 괜히 눈물이 흘렀었습니다.

미국을 떠나기 전에 그 모습을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보고 싶었는데, 시간이 허락치 않아 아쉽지만 그냥 와야 했습니다.

요즈음 서울에서 수원으로 출퇴근하느라 새벽 미사를 드리고 곧장 차를 몰고 출발합니다.
서울을 벗어나기 시작하면서 해가 뜨는걸 보게 됩니다.

해가 뜨는 모습은 매일 다릅니다.
어떤 날은 잔뜩 흐려서 수원에 도착하기 까지 마치 새벽인 양 느껴지기도 하고, 어떤 날은 해가 맑갛게 따뜻한 색깔로 떠오릅니다.

오늘이 바로 그런 날입니다.
듣고 있던 생활성가 때문인지... 일출 때문인지...
또 감격스러운 아침을 맞이할 수 있어서 참 감사했습니다.

밤 10시에 퇴근하는데도 마음이 가뿐 합니다.
[102] 2006/11/30 IP Address : 163.180.109.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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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홈페이지를 열어 놓았더니, 아무것도 모르고 읽고 있던 딸아이가 갑자기 흥분해서 "엄마! 이사람도 아녜스 인가봐!!!" 그런다. ㅋㅋㅋㅋ

그래서 '이거 엄마꺼야....' 그랬더니만 신나서 여기 저기 리플을 달았다가 갑자기 무색했는지 도로 지워 버렸다.
아이구... 쓸데 없는 짓 하는것도 귀여워 죽겠다.
[101] 2006/11/24 IP Address : 220.93.9.246

2006년 11월 5일 일요일

혼잣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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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뀐 것들... 바뀌지 않은것...



미국에 있는 동안 성당에 가서 미사보를 쓴 기억이 가물가물... 한국에 와서는 대세에 힙입어(?) 안 쓸 수가 없어서 하나 샀다. 도로테아 자매님이 쓰시던 미사보와 똑같이 생겼다. ㅎㅎ




가방은 여전히 같은걸 갖고 다닌다.
여전히 무겁다.
레지오 수첩과 성경책도 여전히 들어있다.




달라진 거는 못보던 악세서리가 하나 달렸다는 사실...
강 아녜스 자매님이 잊지 말라고 주신 선물이다.
정말 볼 때마다 생각 난다. 점심먹고 들러 커피 한잔 꽁짜로 얻어마셨던 이쁜 Deli도 생각난다.
그때 같이 들렀던 Brian은 강 아녜스 자매님과 윤 베로니카 자매님을 거기서 보고 "Nice and happy ladies"라고 얘기했다.




"smile and reachout" 버튼은 아직도 달고 다닌다.
볼때마다 당연히 워싱턴 한인 성당... 생각 난다...




새 cell phone이 생겼다. 귀국하기 한 2주 전부터 남편이 미리 사놓고 기다린 cell phone이다.
미국에서 쓰던 cellphone은 특이하게도 핸폰걸이를 걸 수 있는 고리가 하나도 없어서 못달고 있다가 새로 생긴 cell phone에다가 드디어 양미영 베네딕다의 고마운 선물 (김웅렬 신부님에게서 축성받은 핸폰 걸이용 묵주)를 달았다.




카메라폰인 덕택에 바탕화면에 귀여운 딸아이의 사진을 넣었다.
[100] 2006/11/20 IP Address : 221.149.14.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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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게 사랑한 것 같다가도, 그 사랑을 위해 바친 희생을 따지게 되고, 그로 인해 감수한 고통을 떠올리게 되고...
그게 때로는 내 마음을 차갑게 만들어버리고...'
(요 아래에 내가 쓴 혼잣말...)

'사람들은 고통을 겪지 않고 사랑할 수 없다. 또한 사랑 없이는 고통을 견뎌낼 수 없다.'
-성녀 Gianna Beretta Molla-

그 때는 나와 전혀 상관이 없는 누군가를 위해서 희생하는 것이 힘들지 않았다.

가만 생각해 보니, 그때 바친 희생이, 그때 받은 고통이 지금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이 아니다.

그때만큼 사랑할 수 없다는 것, 내 마음이 그때 처럼 사랑으로 가득차지 않는다는 사실이 마음 불편하고 싫은것 뿐이다.

내 마음이 이렇게 작은걸 어찌하랴.

누가 지금 나보고 남을 사랑하라고 억지로 떠 맡기지도 않았는데 왜 이런걸로 내 마음이 불편해지는지 모르겠다.

당분간은 아기처럼 살아야지... 하는 생각을 해봤다.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라도 제대로 사랑하면서, 그리고 열심히 사랑받으면서 살아야지.
[99] 2006/11/20 IP Address : 221.149.14.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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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가봤다...
명동 청소년 문화공간 "JU"에서 하는 월요 음악회...



생각보다 공간이 크지 않았고 사람도 기대만큼 그렇게 많지는 않았지만, 길을 가다가 잠시 머물러 모인 사람들끼리 같은 code로 그렇게 쉽게 엮일 수 있다는 사실이 참 좋았고, 마음을 다해 부르는 성가 하나 하나를 들으며 감동해서 눈물이 흘렀고, 그 눈물로 내 마음속의 어두움이 씻겨지고 예수님의 자리가 넓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혜원이가, 자기는 이런데 오기에는 너무 어리다고 투덜투덜 거려도, 그래도 나름대로 그 분위기를 즐기는듯 했고, 그렇게 예수님 안에 내 이쁜 딸아이랑 같이 추억을 가질 수 있어서 감사했다.
[98] 2006/11/14 IP Address : 221.149.14.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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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잘 도착했습니다.
빠른 시차 적응을 위해 비행기에서 계속 안자고 버티다가 마지막 착륙할 즈음 30분 잤습니다.
어제 저녁밥을 먹고 간신히 혜원이 책읽어줄 때까지 버티다가 잘 자고 남편 눈뜬 시간에 같이 떴습니다.
혜원이가 제 팔을 베고 있어서 일찍 일어나지는 못했습니다.

비행기 안에서 꽤 한참 동안 안보던 영화를 다섯개나 봤습니다.

1. Lake House
   우리나라 영화를 리메이크한 것이라서 궁금해서 봤는데, 흥행에는 실패한듯 하지만 그래도 재미있네요.
수 년을 기다리면서도 변하지 않는 사랑은 그만큼 강한 사랑이라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제 자신을 위로하면서... ㅎㅎ)

2. 악마는 프라다를 즐겨 입는다.
   뭐 재미있긴 하네요... 현란한 패션쇼를 본듯한 느낌도 들고...

3. 다빈치 코드
   볼까 말까 하다가, 혹시 있을 질문을 대비해서 공부하는셈 치고 (?) 봤는데...
미리 예방접종(Da Vinci Deception이라는 책을 다 읽었음...)을 하고 봐서인지, 아님 그냥 봤어도 이렇게 우스웠으려나...
Tom Hanks라는 배우를 무척 좋아하는데, Tom Hanks가 출연한 영화 중에 이렇게 삼류 영화처럼 느껴지는 영화가 없었는데...

4. To Kill a Mocking Bird
   미국 가기전 한 서너번을 반복해서 읽었었는데, 거의 마지막 chapter에서  "Hi, Boo" 이 부분부터는 매번 울면서 읽었습니다.
"Atticus was right. He once said that you can not really understand the person until you stand in his shoe and walk around in them. Standing on the Radley's porch was enough." .... 계속 기억에 남는 구절입니다.
책으로 읽으면서는 미국인의 정서와 관습등 때문에 모호하게 전달되는 내용들이 영화로 보니 확실하게 이해가 되네요.
영화에서는 나오지 않은 내용이 생각납니다.
'부 래들리가 왜 집에서 계속 안나왔을까' 하고 Scout가 Dill에게 물었을 때, 부모의 이혼 때문에 친척집을 전전하면서 지내는 Dill은 "아무데도 갈 데가 없기 때문일거야.."라고 대답합니다. 그리고 한참 후에 Tom의 재판이 끝나고 나서 같은 질문을 오빠인 Jem에게 던졌을 때 Jem은 "아무데도 가고 싶지 않기 때문일거야.."라고 대답하지요.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도 Atticus같은 부모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었습니다.

5. Horowitz를 위하여
   참 아름다운 우리나라 영화네요.
잘 썪은 한알의 밀알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보여주는 영화네요. 일어나는 일들이 바라던 대로 되어가지 않더라도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최소한 아는 만큼이라도 이루려고 노력하며 살면 하느님의 시간 안에서 모든것이 아름답게 변하리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였습니다.
[97] 2006/11/09 IP Address : 221.149.14.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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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겨울 서울에 갔을 때 동성 철야에서 들은 강론중...

"사랑은, 상처받을 각오 없이는 사랑할 수 없다...
우리가 무언가를 값없이 줄 때 받는 사람에게는 그게 공짜 이지만, 주는 사람은 그만큼 대가를 치르는 것이다..."

어쩌면 살아가는 평생 이라는 시간이 제대로 사랑하는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옳게 사랑한 것 같다가도, 그 사랑을 위해 바친 희생을 따지게 되고, 그로 인해 감수한 고통을 떠올리게 되고...
그게 때로는 내 마음을 차갑게 만들어버리고...

(그 와중에도 난 계속 사랑받고 있었고, 그 내가 받은 사랑속에 희생과 고통이 있었다는것도 알면서도...)

그걸 초월해야 한다는 결론을 얻고도 초월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내지 못해 계속 맴돌고...

그런데, 고심과 의문이 클 수록 그 뒤에 오는 해답같은 갈등의 해소가 클거라는걸 난 이젠 안다.

오늘 화두처럼 들은 질문 한마디.

"그런데, 어떻게 하는게 하느님을 사랑하는 거지?"

당장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마음속에 갖고 있던 의문만 잔뜩 털어놓고 말았지만, 지금 가만 생각해 보니 하느님을 옳게 사랑하는 방법중의 하나는, 그분이 원하시는 일을 하는것이 아닐까.

이 질문이 실마리가 될 것 같다.

마치 요나처럼 삐뚤어져 있는 내 마음을 바로잡아줄 수 있는 해답을 찾기 위해 여기서 부터 시작하련다.
[96] 2006/11/05 IP Address : 72.75.44.1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