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26일 월요일

[Book Review] 아르스의 성자 성 비안네 신부

아르스의 성자 성 비안네 신부

미셸 드 생피에르 | 심 바오로 옮김

가톨릭출판사 2009.06.12

.

 

 

 

 

 

이 책은 남편이 사사 읽고나서는 읽어보라며 준 책인데, 알고보니 나온 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따끈따끈한 책이었다.

 

마음 속에 불평이 가득 차 있을때 읽어서 그런지 읽는 내내 마음이 따끔따끔 찔리는 기분이었다.

 

성인은 어린아기와 같은 존재인것 같다.

 

어린 아기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아무 조건 없이 마음이 녹는다. 아기를 바라보는 동안 잠시 순수한 기쁨을 마음에 채우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어린 아기를 자주 바라보다 보면 마음에 기쁨이 자주 머물면서 성품이 영향을 받는다.

 

성인도 그런것 같다.

성인의 삶을 보고 있으면 아무 조건 없이 마음이 녹아 하느님을 마음에 채우게 된다.

아무 조건 없이..

언제 풀렸는지도 모르게 마음에 단단히 걸어두었던 빗장이 풀려서...

인정하고 싶지 않던 것도 전심으로 인정하게 되고,

오기로 똘똘 뭉쳐있던 마음이 그냥 스르르 풀려 눈물로 녹아나온다.

 

다시 한번 마음을 풀자.

나만 힘든게 아니잖아...

나보다 더 힘들고 억울하게 삶을 내어준, 그리스도를 닮은 성인들이 이렇게 많이 계시는데... 

 

2009년 10월 23일 금요일

Quartet X의 조윤범이 말하는...

 

1. 완벽한 연습 없이 연주하지 말것
2. 연습은 체력이 다할 때까지
3. 모든 레퍼토리를 녹음할 것
4. 자신의 실력을 믿을 것
5. 먼저 외울것
6. 관객을 위해 미소를
7. 호흡을 크게 하라
8. 관객보다 먼저 감동 받을 것
9. 악기를 완벽하게 지배하라
10. 언제나 생각하며 연주할 것

1번부터 막힌다... 완.벽.한. 연.습. 없.이. 연주하지 말.라.니....

(뭐 당연한 말인데... 이말에 찔리는 나는 뭐꼬?)

2009. 10. 22. 비올라 레슨일기

오늘도 두려운 마음으로 선생님을 맞았다...

 

스케일

한음 한음 일단 제 소리가 나는것 같으니, 이제는 세음, 네음씩 묶어서 슬러로 연습해오라고 숙제를 내주셨다..

여기까지하는데만도 30분 소요...

근데, 몇 주에 걸쳐 연습하니, 처음에는 C현 4th position에서 현이 이상하게 풀린 소리가 나던것이 이제는 소리가 좀 멀쩡하다고도 할 수 있는 소리가 난다.

활털이 닳아서 소리가 안나는 줄 알았는데.... 그럼 활털이 문제가 아니었나?

연습 끝나고 선생님에게 '제 활털 많이 닳았죠?' 했더니, '제꺼는 더 지저분한데..?ㅋ' 하심...

이제는 활 탓도 못하고...

 

 

볼파르트

두개 레가토, 네음 슬러 변형 두가지를 다 해냈다. (잇히... 이번에는 진도에 안밀렸다.. )

처음 두개의 레가토가 내가생각해도 너무 딱딱한 소리를 냈다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선생님이 처음 두개를 부드럽게 소리를 내라고 하신다.

부드러운 소리를 내고자 하니, 활에 힘을 줄이게 되고... 소리도 같이 줄어들고...

힘있는 소리를 내면서 부드럽게는 안되나... 

넘 욕심이 큰건지.. 선생님도 약간 소리가 줄어드는데 대해서는 아무말씀 않으심...

 

 

랑게이

'Norma에서' 끝까지 나갔다.

연습이 충분치 않아 계속 삐그덕 삐그덕...

이런 학생 두고 좌절하지 않으시는 우리 선생님 참 좋다... ㅎ

 

 

기타

스즈키에 있는 비발디 콘체르토는 영 안되겠어서, 앙상블곡을 레슨을 받았다.

지적받을만한 부분 지적 받고, 이젠 뭐... 익숙해지도록 연습을 하는것만 남은듯.

Somewhere out there는 제대로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영~ 아니더만. 흐...

 

암튼... 담주 레슨은 딸아이가 받고, 나는 또 2주 뒤에 레슨을 받을 전망이다..

2009년 10월 21일 수요일

[Book Review] 토마스 머튼의 칠층산...

칠층산

토마스 머튼 | 정진석 옮김

바오로딸 [성바오로출판사] 2000.08.01

.

 

 

 

 

 

 

처음 절반 정도는 쫌 지루했다..

중간쯤 부터 자신의 성소를 깨닫기 시작하면서부터 좀 재미있어졌다.

성소를 깨닫고 가고자 한 길에서 좌절을 경험하고 다시 그 길로 돌아서기 까지의 심경에 대해 읽으면서 미국에서 혼자서 지내던 시기가 많이 생각이 났다.

 

칠층산이라...

무슨 의미로 붙인 제목일까.

영어로는 The seven fold mountain이라고 들은것 같은데..

 

첩첩 산을 넘고 넘어 다가가는 성소의 길과 구원의 여정을 나타내는 뜻이 아닐까 싶다.

 

작은 글씨에다가 두꺼운 책 무게에, 읽기 전부터 약간 압도당하긴 했지만, 차분하게 한 글자도 빠뜨리지 않고 읽어나가면서 함께 내마음도 정화되는 길을 걷는 기분이었다.

 

이제 정화된 마음이 슬슬 때묻기 시작하기 전에 내 맘을 닦아 줄 다른 책을 또 찾아봐야겠다.

2009년 10월 14일 수요일

결코 쉽지 않은 칼플레쉬...

요즘 정말 틈틈이 연습실을 간다.

일주일에 두세번 이상은 가는것 같다.

내가 생각해도 참 기특하다.

이런식으로 계속 연습하면 실력이 확확 늘기를 기대했는데, 그렇지는 않은것 같다.

 

연습을 하루 쉬면 내가 알고, 이틀을 쉬면 레슨 샘이 알고, 사흘을 쉬면 청중이... 알리 없고 지나가는 개가 안다고 강마에가 그러던데...

아마도 나는 간신히 지나가는 개는 모르고, 레슨 샘은 알 정도만의 실력을 유지하는데 그치고 있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T.T

 

연습하는 한시간이 너무 짧다.

잘 계획을 세워서 연습해야겠다.

 

오늘 연습 후 앞으로 4권의 책을 어떻게 연습할지 전략을 세웠다....

 

칼플레쉬

칼플레쉬 결코 쉽지 않다..

왜 모길에서 칼플레쉬로 옮겨오면서 신난다고 박수를 쳤을까.

그렇게 쉽지도 않은데...

 

그런데, 쉽지는 않은 대신 재미는 있다.

몰두해서 하다 보면 10분이 휙! 지나 있고 다시 정신 차려 보면 또 10분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 버린다.

 

뒤포르의 알버트 님이 스케일에 몰두하다 보면 1시간도 그냥 간다고 하시더니....

그 말이 이제야 이해가 간다.

 

쉽지 않은 대신 재미 있는 칼플레쉬...

앞으로는 연습시간의 반을 이 스케일연습에 할애하기로 마음먹었다.

C선에서의 스케일 반드시 포함,

그리고 모든 음을 마르텔레로 내는 방법 반드시 포함.

마지막에 비브라토 연습을 겸한 스케일로 마무리...

 

볼파르트

좀 단순하지만 재미있는 연습곡이니 속도를 내는 연습을 해야겠다.

처음에 느린 속도로 또박 또박.. 그리고 점점 메트로놈 속도를 올려가면서...

레슨 사이 2주의 기간 동안 모든 음을 또박또박내면서도 빠르게 연주하는 훈련을 하는거다.

할애하는 시간은 전체 연습 시간의 1/6...

 

랑게이

전체 연습시간의 1/6을 할애해서 꼭 터득해야 할 테크닉에 중점을 두어 정확하게 구사가 되도록 느린 속도로 연습한다.

 

스즈키

역시 전체 연습시간의 1/6을 할애하기로 한다.

당장은 곡을 하는게 중요한것 같진 않다.

칼플레쉬와 볼파르트, 랑게이를 통해 기본기가 익혀지면 곡을 하는것도 더 나아질것 같다.

 

잘 세운 계획인지.... 쩝...

2009년 10월 13일 화요일

[Movie Review] 베르나데트의 노래

베르나데트의 노래 포토
감독 헨리 킹
제작일 1943,미국
별점

어느 한 유태인이 나치의 마수를 피해 루르드에 숨어들었다고 한다.

그곳에서 나치로부터 안전하게 숨어있다가 자유를 찾은 그는 후에 루르드 주민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약속했던 대로 그곳에서 일어났던 성모님 발현과 기적에 대한 글을 쓰게 된다.

 

그 글을 원작으로 하여 영화화 한 것이 이 작품이다.

이 영화를 보고 싶어서 찾고 찾고 또 찾았는데...

매번 찾을 때마다 이름이 확실히 맞는지 확신이 없어서...

(주인공의 이름을 우리발로는 버나뎃이라고 표기했는지, 베르나뎃이라고 했는지, 아니면 베르나르뎃이라고 했는지...)

 

결국엔 이번에도 남편이 찾아내서 DVD를 주문했다..

 

예전에 봤던 파티마 관련 영화에서 더빙때문에 너무나 실망했던 기억이 있어서,

여우주연상을 비롯한 몇개 부분의 상을 휩쓸었다는 광고를 보고도 그리 기대를 하지 않고 봤는데 그래서인지 참 맘에 들었다.

 

'성모님 발현=기적'이라는 공식만을 머리에 담고 발현지를 찾아다니는 순례객을 가끔 보면서, '우리의 삶 안에서 정말 주님의 뜻이 이루어진다는 것은 무엇일까?'하는 물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기적은 저를 위한 것이 아니에요..'라는 베르나뎃의 대사에서 그 답을 찾은 것 같다.

 

동글이가 같이 이 영화를 재미있게 보다가 밤이 늦어서인지 마지막 부분을 못보고 잠들었다.

핑계낌에 다시 Family Movie Night을 갖고 다시 한번 봐야겠다.

 

2009년 10월 7일 수요일

[Book Review] The Soloist...

The Soloist (Paperback)-솔...
지은이 Lopez, Steve
출판사 Penguin Group USA
별점

'The Soloist' 영화의 예고편을 보고는 저영화, 꼭 봐야지~ 했는데 개봉을 기다리고 기다리고 기다리다가 지쳐서...

궁금한 맘에 책을 확 사서 읽어버렸다.

미국 개봉은 2009년 4월에 했는데, 한국 개봉은 왜 이리 늦어지는지.

개봉을 하기나 할 것인지...

 

일단 개봉이 안되고 있는 덕에 책을 먼저 읽게 된 데 대해서 정말 감사하는 마음 가득이다.

 

이제 궁금한건. 영화가 얼마나 원작에 충실한지 하는것..

원작에 충실해서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 수 있으려나 싶어서 살짝 걱정도 된다.

왜냐하면 원작은, LA Times의 columnist인 Mr. Lopez가 Mr. Ayer를 이해하고 인간적 신의를 지키려 노력하면서 겪는 과정에서 거듭되는 좌절과 작은 성공의 반복을 적은 성숙한 인간의 자기고백적인 글이기 때문이다.

 

Mr. Lopez가 내적 갈등을 품으며 풀어내는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나도 같이 가슴아프고 한숨이 나오고, 그러다 어느 순간에 히힛~ 웃게 되기도 하고...

 

이걸 영화로 어떻게 표현했을까?

스토리를 전혀 다르게 바꿔버린 건 아닌지 괜히 걱정도 되고...

 

궁금해서 네이버 영화평을 찾아 읽었다.

부정적인 의견은 딱 1편이었는데,

'한번은 봐도 두번은 볼수 없네~' 하는 내용이다.

 

아마도 원작에 충실하게 만들었나 보다.

그러니 저런 평이 나오지.

 

책은, 한번만 읽고 꽂아 두기는 아깝다고 평하고 싶다.

 

첫째, columnist인 Mr. Lopez의 수준높은 영어표현과 고차원적 어휘덕에 영어공부 효과 굿~!

둘째, '성숙한 인간의 자기고백'을 읽으면서 내 마음도 같이 성숙하는 기분이다.

셋째, 현악기를 배우고있다 보니 읽으면서 종종 공감하면서 피식거리고 웃을 부분이 나온다. 그래서 무지 재미있다. 

 

2009년 10월 4일 일요일

묵주기도...

묵주기도...

어제 명동성당에 갔다가 비닐로 싸여있는 빨간색 책을 발견했다.
겉에 책 제목도 안보이고.. 이게 뭐지.. 하다가 자세히 보니 보일락 말락하게 '묵주기도'라고 겉면에 찍혀 있다..  
 
그냥 확 사버렸다.
매일 묵주기도를 하고는 있지만, 또 한가지 절실한 지향을 위해 청원기도 시작...
환희, 빛, 고통, 영광의 신비를 각 4번씩 16일동안 청원기도..
그리고나서는 또 같은 방법으로 16일동안 감사기도를 드릴 계획이다.
 

이 기도를 하면서 변화하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가득이다...

2009년 10월 1일 목요일

가장 확실한 암호 -박완서 (퍼온글)

귀국해서 며칠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 처음에는 먹고, 자고 해서 살도 찌우고 컨디션 조절을 좀 해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런 저런 상황에 적응하느라 그런지 그렇게 유유자적할 틈이 쉽게 주어지질 않았다.

그런데 그 와중에 시어머니가 구독하시는 카톨릭 다이제스트를 읽다가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딸 침대에 편하게 앉아, 시어무니 설겆이 다 마치고 청소 시작하시는 것도 모르고 마구 읽었다.

귀국하기 전 인사드렸던 정광호 신부님의 글이 실려 있는 것도 반가웠고, 실려 있는 글들을 읽으면서, 음..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초대 그리스도인들이 물고기 표시로 서로를 알아보고는 이런 반가운 기분이 들지 않았을까?...

나중에는 12월호가 도착하자 마자, 눈독을 들이며 "어무니, 다 읽으셨어여? 저 읽어두 되여?" 자꾸 물으니, 어머니가 급하게 읽고 내주셨다.

미국에 계신 분들께 보내드리고 싶어서 일단 한부를 또 따로 구독했다.
형편 닿는 대로 계속 구독 부수를 늘려볼까 생각중이다.

책이 오기를 기다리다가 미리 맛보기라도 하고 싶은 마음에 카톨릭 다이제스트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앙코르 초대석에 지나간 좋은 글들이 올라가 있어서 읽다가 소설가 박완서님의 글을 하나 퍼왔다.

읽고 나서, 마음속에 조용한 시냇물 같은 웃음이 계속 흐르는 느낌이 그치질 않는다.
'이 기분 나도 알어...' 하는. ㅎㅎ

90년 여름 중국 연변에 갔을 때의 일이다. 그때만해도 지금처럼 그 쪽 여행이 자유롭지 않았고 대행해주는 여행사도 없었다. 일행은 역사학자 한 분하고, 소설가가 나까지 두 사람, 도합 세 사람이었는데 북경에 있는 출판사에서 초청을 받는 형식을 취했다.
북경까지도 직항노선이 없어서 홍콩에서 중국민항으로 갈아타고 북경까지 갔으니 돌아도 이만 저만 도는 게 아니었다. 지도상으로 지척인 땅을 돌고 돌아가야 하는 것도 피곤하고 부담스러웠지만 중국에 거주하는 조선족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거기에 대한 올바른 정보가 없었기 때문에 기대도 많이 됐지만 걱정도 많이 됐다.

중국으로 떠나기 며칠 전 나자로 마을의 이경재 신부님으로부터 만나자는 연락을 받았다. 신부님은 나병환자가 있는 곳이면 세계 곳곳을 안가보신 데가 없는 분이라 중국에 대해 뭔가 일러주고 싶으신 게 있는가 보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뜻밖에도 부탁할 게 있으시다면서 5000불 가량의 돈을 연변에 있는 수녀님들한테 전해달라고 하셨다. 분도수녀회의 수녀님 두 분이 연변에 있는 나병환자 전문병원에 파견되어 궂은 일을 도맡아 하고 있는데 완전한 무료봉사니까 그분들의 생활비랑 주거비랑 보내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나도 외국여행은 여러번 해봤지만 천불 이상의 달러를 가지고 나가본 적이 없기 때문에 그런 거금을 몸에 지닌다는 게 겁부터 났지만 그런 좋은 일을 도와드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약 3주일 정도의 일정이었는데 연변이 최종 목적지였기 때문에 그동안 거금을 품고 다니는 게 늘 마음속에서 걸치적거렸다.
북경의 7월 더위는 살인적이었다. 곧 죽을 것처럼 목이 말라 물이나 청량음료를 마시고 싶어도 그런 걸 마시면서 쉴 수 있는 냉방이 된 집이 우리나라처럼 흔하지 않았다.
거리에서 사 마실 수 있는 음료수는 거의가 뙤약볕 아래 커다란 얼음덩어리를 놓고 그 위에서 음료수 병을 굴리면서 팔았다. 보기엔 시원해도 마셔보면 들척지근 미적지근해서 갈증이 곧 미칠 것처럼 심해지곤 했다.

동행한 역사학자는 그곳에 아는 분이 많아 여러분을 만나보게 되었는데 그것도 줄 창 긴장의 연속이었다. 지나친 환대와 너무 많은 음식 때문이었다. 너무 오래 이질적인 체제와 문화에서 살아온 사람끼리 언어만은 서로 의사소통에 불편이 없다는 게 되려 서로를 이해하는 데 방해가 되기도 했다.
미리 어떤 사람을 경계해야 된다는 식의 불확실한 정보가 우리에게 많이 입력돼 있는 것도 문제였다. 또 우리처럼 투철한 반공 이데올로기로 굳어진 머리로는 공산당의 중요한 당직에 있는 명함을 자랑스럽게 내놓고 자기 소개를 하는 조선족 지식인 앞에서는 저절로 언동에 제약을 받게 된다는 것도 서글픈 일이었다.

선조가 빼앗긴 조국을 떠나 남의 땅에 정착한 후 수 십년, 대(代)가 두 번 세 번 바뀐 2세대 3세대가 아직도 조국의 문화와 모국어를 원형에 가깝게 간직하고 있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기적인가.
그러나 서로 이념이 다른 땅에서 생활해온 단절의 세월이 너무 길었고, 그만큼 그릇된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게 마음을 여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었다.
조선족 자치주의 연길에는 도착하기도 전에 이렇게 동포와의 만남에 지치고 나니 연길 가서 거금을 제대로 전할 수 있을까. 그것도 차츰 근심이 되기 시작했다.
수녀님들이 파견된 나병원은 연길에서도 한창 외곽 지대인 시골이고, 연길 시내에 있는 수녀님들의 숙소도 아직은 확정된 거처가 아니고 전화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부님이 달러와 함께 건네 주신 것은 주소도 없는 달랑 전화번호 하나였다.그 번호로 전화를 걸어 누구누구를 찾으면 그이가 수녀님들을 찾는 데 도움을 줄 거라고 하셨다. 중국에 가기 전까지는 전화번호 하나로 사람을 찾아 중대한 일을 의논하는 게 그다지 큰 일 같지가 않았다.
그러나 북경에서 여러가지 일을 겪고 사람을 잘못 만나 계획에 차질을 빗고 난 후라 큰 돈을 가지고 모르는 사람을 만난다는 게 겁부터났다.
수녀님들이 연길에서는 수녀복도 못 입고 평상복으로 근무한다는 소리도 미리 듣고 왔기 때문에 내가 과연 사람을 옳게 만나 돈을 제대로 전할 수 있을 지 걱정이 태산 같았다.
나는 마치 적지에 잠입해 우리 편과 접선해야 하는 겁쟁이 레지스탕스라도 된 것처럼 마음을 졸였다. 접선을 제대로 하려면 암호가 있어야 하는 것을 그것도 정해주지시 않고 중책만 맡긴 신부님이 원망스럽기도 했다.

연길에 와서야 개인집에 전화가 있으면 아주 잘 사는 집에 속한다는 걸 알게 되었지만 전화를 받고 달려와준 여자는 조금도 부자같아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평균치의 조선족보다 초라하고 꾸밈이라곤 없었다.
어찌나 순박하고 마음씨가 좋아보이는지 나는 오랜 고향친구를 만난 것처럼 마음이 놓이고 기뻐서 그 동안의 노독이 스르르 풀리는 것 같았다. 꼭꼭 닫아걸고 있던 마음을 활짝 열어제치니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 나는 수녀님을 찾고 말것도 없이 그 여자에게 거금 5천불을 맡겨버리려고 했다.
이상한 일이었다. 의심으로 꽁꽁 뭉쳤던 마음이 그 여자를 천년지기처럼 믿고 의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마음씨 좋아보이는 여자는 표정이 굳어지더니 여기까지 와서 수녀님들이 얼마나 고생을 하는지 안보고 가도 되는 거냐고 물었다. 비로소 나는 부끄러워졌다.

그 여자는 자기 자전거 뒤에다 나를 태우고 수녀님들 숙소로 안내 했다. 그 여자는 자전거를 쾌속하게 몰면서도 말은 도란도란 정답게 했다. 내 딸보다 어린 그 여자의 등이 꼭 큰언니의 등처럼 믿음직스러웠다. 그 여자는 먼저 자기가 가톨릭신자라면서 자기소개를 했다.
수녀님이 수도복도 입을 수 없는 고장에서 신자되기는 쉽지 않는 노릇이었을 것이다. 그래도 명목상 종교의 자유가 있는 나라라고 미사를 금하지는 않지만, 신자 티를 내거나 전교를 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나는 그 여자의 등에 업히듯이 기대어 저절로 웃음이 났다. 티를 내지 말라고? 이렇게도 확실한 티를 누가 무슨 수로 금할 수 있단 말인가. 어디 한 번 금해보라지. 나는 암호 없이도 그 여자를 알아본 게 신기하고 유쾌해서 그 여자의 등에서 착한 아기처럼 계속해서 벙글거렸다.

* 출처: 카톨릭 다이제스트 앙코르초대석 게시판 (http://www.cadigest.co.kr/newwww/cadigest/encore_board_view.php?sno=57&page=1)

중국 선교에 간택된 백성

요한 바오로 2세께서 하신 말씀이다.

"내가 한번도 안 간 나라가 많은데 한국에는 왜 두 번씩이나 오게 되었는지 아시오?
내가 1984년, 한국교회2백주년 행사 중 103위 순교자 시성을 위해 한국에 왔을 때 주교님들한테 꼭 들려두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어요. 그런데 여의도 광장이 하도 황홀해서 넋을 놓는 바람에 그만 그 말을 못하고 말았어요. 꼭 해야 할 말인데 그 말을 잊어버리고 갔으니... 아차, 싶었어요. 그런데 그 말은 내가 주교님들 귀에 직접 들려주고 싶었던 말이었어요. 그래서 다시 온 것입니다.

북방 세계가 공산화에서 자유화로 돌아섰으니 선교사를 보내야 될 텐데 유럽에는 보낼 선교사가 없어요. 고심을 하는 중에 한국이 생각났어요. 한국 사람은 중국 사람과 얼굴이 똑같으니 말만 잘하면 어디를 가든지 이방인이라는 느낌을 안 가질 것입니다. 그래서 한국은 분명 중국 선교를 위해 간택된 백성이라는 자신을 얻게 되었어요."

무엇을 하느냐보다 무엇이 되느냐가 더 중요하다

무엇을 하느냐보다 무엇이 되느냐가 더 중요하다

먼저 좋은 나무가 되면
좋은 열매는 따라서 저절로 맺게 되는 법이다
그러나 세상 사람들은 좋은 열매만 많이 따려는 것처럼
위대한 사람이 되려고만 애쓰지
먼저 좋은 나무가 되려고 하지 않는다

하는 것보다 되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다
우리의 인격과 사람됨이 바르면
말을 잘하던 못하던 남에게 감동을 주게 된다
우리는 겉에 나타나는 말이나 행동보다도
우리 속에 있는 생각과 마음먹는 것이 항상 진실하고
겸손하고 죄악을 멀리하도록 힘써야 한다

위대한 업적을 남기고
위대한 일을 많이 하기에 앞서
됨직한 사람이 되기에 힘써야 한다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사람이 되느냐가 더 중요한 것이다


[앤드류 토우니/세상은 꿈꾸는 자의 것이다 中에서]

책 '내가 받은 선물 (The Random Acts of Kindness재단 엮음)' 중에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들은 저절로 일어나지 않는다.
그 중요성을 인정하고 매진할 때 우리 앞에 나타난다.
- 앨런 로이 맥기니스 -

예전에 라디오 선교 방송에서 '죄짓다'의 원래 의미가 '이정표를 잃다'라는 말을 들었다. 나는 무용수인데 무용수에게 '이정표'는 무대 위에 그려진 점들로, 특정 순간에 내가 서 있어야 할 자리를 나타낸다. 따라서 방송을 통해 들은 죄의 개념은 나에게 충격을 던져 주기에 충분했다.

그 후 나는 인생을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의 인생이 아주 복잡한 춤과 같음을 깨닫게 되었다. 결국 우리가 저지를 수 있는 나쁜 일들만 아니라 우리가 바로 그 순간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것 또한 죄가 된다는 사실에 생각이 이르렀다.

나는 삶의 방식을 바꾸기 시작했고 인생의 무대에서 열심히 춤을 추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상점에서, 직장에서, 심지어 자동차를 운전하는 가장 일상적인 순간에도 나는 춤을 추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나는 조금씩 보다 나은 사람이 되어 간다는것을 느낄 수 있었다. 보다 많이 웃고, 보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돕기 시작한 것이다.

나의 이정표는 보다 많은 사람들을 향해 나를 내던질 수 있게 하며 평생 느끼지 못하던 기쁨을 내게 안겨준다.

 

Agnes Lee (2006-09-11 14:38:04)  
우리가, 우리를 향해 한없이 열려 있고 끝없이 용서하시는 자비로운 하느님의 사랑을 믿지 못하는 이유는 우리가 그런 사랑을 해본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누군가가 얘기하는걸 들었다.

항상 마음 한편에 자리하고 있던, '내가 어떻게 해도 세상은 변하지 않을거야' 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세상에 대한 좌절감때문에 나는 오히려 그리스도인 답지 않게 살고 있었다.

내가 얼마나 사랑을 받고 있는지를 알려면 예수님의 사랑으로 이웃을 바라보기 시작해야 한다는걸 깨달았다.

세상에는 마음이 따뜻하고 친절의 힘을 믿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내가 친절을 베풀기 시작하면서 제대로 느끼기 시작했던것 같다.
이 책을 읽는동안 그런 감격에 빠져있을 수 있어서, 이 책을 읽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 마치 선물처럼 느껴졌다.

지혜를 청하는 기도 (지혜서 9장)

“조상들의 하느님,
자비의 주님! 당신께서는 만물을 당신의 말씀으로 만드시고 또 인간을 당신의 지혜로 빚으시어 당신께서 창조하신 것들을 통치하게 하시고 세상을 거룩하고 의롭게 관리하며 올바른 영혼으로 판결을 내리도록 하셨습니다.

당신 어좌에 자리를 같이한 지혜를 저에게 주시고 당신의 자녀들 가운데에서 저를 내쫓지 말아 주십시오. 정녕 저는 당신의 종, 당신 여종의 아들 연약하고 덧없는 인간으로서 재판과 법을 아주 조금밖에는 이해하지 못합니다.

사실 사람들 가운데 누가 완전하다 하더라도 당신에게서 오는 지혜가 없으면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여겨집니다. 당신께서는 저를 당신 백성의 임금으로, 당신 아들딸들의 재판관으로 뽑으셨습니다. 또 당신의 거룩한 산에 성전을 짓고 당신께서 거처하시는 성읍에 제단을 만들라고 분부하셨습니다. 그것은 당신께서 처음부터 준비하신 거룩한 천막을 본뜬 것입니다. 당신께서 하시는 일을 아는 지혜는 당신과 함께 있습니다. 당신께서 세상을 만드실 적에도 지혜가 곁에 있었습니다.

지혜는 당신 눈에 드는 것이 무엇인지, 당신 계명에 따라 올바른 것이 무엇인지 압니다. 거룩한 하늘에서 지혜를 파견하시고 당신의 영광스러운 어좌에서 지혜를 보내시어 그가 제 곁에서 고생을 함께 나누게 하시고 당신 마음에 드는 것이 무엇인지 제가 깨닫게 해 주십시오. 지혜는 모든 것을 알고 이해하기에 제가 일을 할 때에 저를 지혜롭게 이끌고 자기의 영광으로 저를 보호할 것입니다. 그러면 제가 하는 일이 당신께 받아들여지고 또 당신의 백성을 의롭게 재판하여 제 아버지의 왕좌에 맞갖은 자가 될 것입니다.

어떠한 인간이 하느님의 뜻을 알 수 있겠습니까? 누가 주님께서 바라시는 것을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 죽어야 할 인간의 생각은 보잘것없고 저희의 속마음은 변덕스럽습니다. 썩어 없어질 육신이 영혼을 무겁게 하고 흙으로 된 이 천막이 시름겨운 정신을 짓누릅니다. 저희는 세상 것도 거의 짐작하지 못하고 손에 닿는 것조차 거의 찾아내지 못하는데 하늘의 것을 밝혀낸 자 어디 있겠습니까? 당신께서 지혜를 주지 않으시고 그 높은 곳에서 당신의 거룩한 영을 보내지 않으시면 누가 당신의 뜻을 깨달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그렇게 해 주셨기에 세상 사람들의 길이 올바르게 되고 사람들이 당신 마음에 드는 것이 무엇인지 배웠으며 지혜로 구원을 받았습니다.”

사랑이 있는 자는... [준주성범 중에서]

사랑이 있는 자는 날아가고 달음질 하고 즐거워하며,
자유스럽고 또 거리낌에 붙잡히지 않는다.

모든 것을 위하여 모든 것을 주고
모든 일에 모든 것을 초월하여
고요히 잠겨 있는 까닭이다.

사랑은 예물의 가치를 헤아리지 않고
모든 좋은 것을 초월하여 주시는 분을 향한다.

사랑은 가끔 한계를 모르고 모든 계량을 넘쳐 이루어진다.

사랑은 짐을 져도 무게를 모르고
수고를 헤아리지 않고,
자기 힘에 넘치는 것도 하려 하고,
할 수 없다는 핑계를 안하니 못할 것이 없고,
가하지 않은 것이 없는 줄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랑은 무슨 일에든지 적당하고,
무슨 의무든지 다 채우고,
사랑이 없는 사람이 기진하여 넘어지는
그러한 일에도 좋은 결과를 낸다.

-토마스 아 켐피스 '준주성범' 제3권 5장 4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