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4월 14일 토요일

당신이 잠든 사이에

당신이 잠든 사이에 포토
감독 존 터틀타웁
제작일 1995,미국
별점

제가 이 영화를 처음 본 것은, 처음 '대학원'이라는 곳에 들어간 해 겨울이었습니다.

아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우리나라 이공계 대학원이라는 곳은, 선배가 하늘이고, 프라이버시가 없고, 간혹 이해하기 힘든 일도 자주 접해야 하는 그런 곳입니다.
친하게 지내는 몇몇 친구들과도 자주 연락하기가 어려워 연락도 끊어지고, 남자친구도 없고, 집에서는 엄마가 "너는 집이 하숙집이냐?" 고 하실정도로 집에서 지내는 시간도 극히 적었습니다.

그해 겨울에 어느날 갑자기 문화생활이 그리워 무작정 영화관으로 향해서 본 영화가 이 영화였습니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저는 주인공의 입장에 아주 몰입을 했습니다.
그리고 영화의 climax부분에서는 아주 펑펑 울었더랬습니다.

이 영화의 공간적 배경은 시카고...
시기는 바로 이맘때. 즉, 크리스마스가 다가 오면서 연말이 되고 새해를 맞는 대략 열흘간의 이야기입니다.

가족 없이 혼자사는 루시는 연말 휴가기간 당직을 타의에 의해 어거지고 맡아 하다가 매일 아침 마주치는 잘생긴 남자의 생명을 구하게 됩니다. 그리고는 병원에서 갑자기 진행된 상황때문에 그 남자의 가족들에게 약혼자로 소개가 되고, 그 남자는 코마에서 계속 안깨어나고....

크리스마스가 바로 코앞이어서 가족들은 루시를 크리스마스 저녁식사에 초대하고, 루시는 갈 생각이 없었지만 집에서 혼자 너무 외로워 하다가 발걸음이 그냥 그 가족들에게 향하게 됩니다. 그리고 다시 가족의 일원이 된 느낌이 너무나 소중해지고 진실을 밝히기가 힘들어지면서 자꾸 우여곡절이 생깁니다.

여기서도 여주인공의 거짓말이 스토리를 만들어 가지만 Sweet home Alabama에서의 멜라니의 거짓말과는 느낌이 많이 다릅니다. 멜라니의 거짓말을 보면서 가진 느낌은 후에 전남편이 내뱉은말 "너 정말 피곤하겠다. (Quite exhausting, Huh?)"와 동일했지만, 루시의 거짓말은 깨어나고싶지 않은 꿈을 꾸는것만 같았고, 루시는 그런 꿈의 주인공이 될만한 모든 자격을 갖춘 사람-열심히 일하고, 모든사람에게 다정하고, 세심하고 배려심을가진, 단지 가족이 없어서 가여운-으로 느껴져서 계속 루시를 응원하고 싶어지는걸 느끼게 됩니다.

그 가족들 역시 루시를 가족처럼 받아들입니다. 그리고는 새해 전날밤, 간호사들이 올드랭사인을 부르면서 새해를 축하하는 와중에 그 남자가 코마에서 깨어나고 루시를 못알아보지만 (당연한 일이지만...) 가족들은 그 남자가 기억상실증에 걸렸다고 여깁니다.

로맨틱 코메디 이면서도 극중 루시가 자신의 거짓을 밝히면서 솔직해지는 부분에서는 가족이 얼마나 중요한지,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끼게 되면서 정말 눈물이 펑펑 나옵니다.

로맨틱 코메디 답게 중간 중간 정말 우스운 장면이 끼어있는데 그것도 참 재미있습니다.

영화 첫장면에서 루시의 아버지가 어릴때 루시에게하신 말씀 "Life never goes as you planed (정확히 기억하는지는 자신이 없습니다. -.-;)" 과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루시가 이 말씀을 회상하면서 하는 독백도 인상적입니다.

지난 크리스마스 및 새해 휴가를 가족과 떨어져서 지내게 되면서 저는 이 영화를 꽤 여러번 봤습니다.
거의 십년전에 봤을때 처럼 여전히 감동적이고 재미있더군요.
어쩌면 제 상황때문인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십년전쯤 이영화를 보고나서 '나도 루시처럼 씩씩하게 열심히 살아야지' 했던게 기억납니다. 그래서인지 멋진 남편도 만났고, 이쁜딸도 생겼습니다.

지금 혼자이고 외로워서 정서적 안정감을 잃으신 분들은 이 영화를 보시면 다시 힘과 용기를 얻으실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수 천년 전 daum.net의 영화감상문 카페에 제가 LunAh 라는 이름으로 올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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