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3월 30일 금요일

혼잣말...

 Agnes Lee    

딸아이가 부활절 기쁨잔치에서 재미있게 노는 동안 나는 성체조배실에서 성경책을 읽고 있었다.
들어갈 때 조용함을 깨고 싶지 않아서 가만 가만 들어가서 부시럭 거리며 성경책을 꺼내서는 어둠 침침한데서 읽고 있는데, 옆에 전등 달린 자리에 계신 분이 내가 앉은 책상을 끌어 당기며 밝은 데 와서 읽으라 그러신다.
보니, 손에 20단 묵주를 들고 계셨다..

잠시 후에 다른쪽 옆을 보니, 다른 어느 분은 무지 긴 묵주를 목에 걸고 손으로 돌리고 계셨는데 한 100단짜리는 되는것 같아 보였다.

성체조배실에 계신 다른 분들이 모두 묵주기도에 푹 빠져 계신 분위기였는데, 참 인상적이 었다.

아침 출근길에 부활절을 제대로 준비하고 맞지 못한 개운치 않은 마음에 묵주기도도 풀이죽어서 시작했다가, 어제 성체조배실에서 뵌 아주머니들을 생각하니 괜히 마음이 밝아지고 가벼워진다.
기도의 맛이 더 생기는것 같다.

성인은 하느님과 인간을 이어주는 존재라고 하더만...
그런 맥락으로 보면, 매일 성체조배실을 지키며 기도의 삶을 사시는 분들도 '준 성인' 이라 해도 되지 않을까?

알려져 공경 받는 성인보다 어쩜, 알려지지 않은 성인들이 많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150] 2007/04/09 IP Address : 163.180.110.113
 Agnes Lee    
"늦게야 님을 사랑했습니다. 이렇듯 오랜, 이렇듯 새로운 아름다움이시여, 늦게야 당신을 사랑했나이다. 내 안에 님이 계시거늘 나는 밖에서, 나 밖에서 님을 찾아 당신의 아리따운 피조물 속으로 더러운 몸을 쑤셔넣었사오니! 님은 나와 같이 계시건만 나는 님과 같이 아니 있었나이다.

당신 안에 있잖으면 존재조차 없을 것들이 이 몸을 붙들고 님에게서 멀리했나이다. 부르시고 지르시는 소리로 절벽이던 내 귀를 트이시고, 비추시고 밝히시사 눈 멀음을 쫓으시니, 향내음 풍기실 제 나는 맡고 님 그리며, 님 한번 맛본 뒤로 기갈 더욱 느끼옵고, 님이 한번 만지시매 위 없는 기쁨에 마음이 살라지나이다." (성 아우구스티노, [고백록], 10권 27장)
[149] 2007/04/05 IP Address : 163.180.110.113
 Agnes Lee    
내 안에 그리스도가 있지 않으면 그리스도인으로 살 수가 없다는걸 깨달았다.

번번이 고개를 드는 미움, 분노와 싸우느라 척박하게 보낸 몇 주를 생각하면서, 신앙은 자기 순화를 위한 인내심 test의 과정이 아니라, 내 힘으로 이기기 어렵기에 주님의 은총에 맡겨놓고 가는 길이라는걸 새삼 느꼈다.

코린토 1서에서 말한 사랑은 내 안에서 나오는 사랑이 아니라, 내 안에 계시는 그리스도로 부터 흘러나오는 사랑이구나...

내 안에는 좋은 것이 없으니, 그리스도로 내 마음을 채워야 그리스도인 다운 삶을 살 수 있지 않은가...
[148] 2007/04/03 IP Address : 163.180.110.113
 Agnes Lee    
다섯개의 흰돌...
미사, 영성체, 성경읽기, 단식, 한달에 한번 고해성사...
작은 다윗이 거인 골리앗을 무너뜨렸듯이, 사탄을 무너뜨릴 수 있는 영적인 무기라고 성모님께서 말씀하셨다.

얼마만에 간 새벽미사인지...

그동안 나를 괴롭히던 분노, 미움, 좌절의 마귀들...

오늘은 두손 두발 다 들어야 할껄...
왜냐구? 아침에 영성체를 했거덩!
[147] 2007/04/03 IP Address : 163.180.110.113
 Agnes Lee    
오랫동안 새벽미사를 가지 못했고...

그동안 마음에 불덩어리를 품고 속상하고 억울하다고 되뇌던 일은 아침 출근길에 '주님, 알겠습니다... 그대로 하겠습니다...' 하고 눈물과 함께 찬양 하면서 날려보냈다.

다스려지지 않는 내 마음 주님께 도와 달라고 청했는데...
오늘 아침에야 그 마음의 짐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었다.
그것도 어제 반 강제(?)의 판공성사를 하면서 고한 덕분인것 같다.

항상 무엇이든 원인 없는 결과 없듯이...
무엇이든 그냥 올 수 는 없는법인가 보다.

항상 거저 받은 은총이라고, 언제든 거저 주실거라고 생각했는데, 그에 합당한 내 노력과 성의가 없으면 안되는구나 새삼 생각했다.
[146] 2007/03/30 IP Address : 163.180.11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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